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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Text)와 컨텍스트(Context)

컨텍스트가 없다면 텍스트는 바로 이해될 수가 없다. 그런데 문제는 웹에서 컨텍스트 전달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컨텍스트(Context)의 의미

컨텍스트(Context)의 사전적 의미는 '문맥'이다. 어떤 문장의 '전후 관계'를 컨텍스트라고 하는 것이다. 다른 말로 '맥락', '행간'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이런 컨텍스트라는 말을 좀더 넓은 의미로 사용하면, 어떤 사물이 처한 환경이나 그 배경이 되는 요소들 간의 관계까지 포함하게 된다. 예를 들어, 어떤 사업의 컨텍스트라고 하면 사업 환경이나 목적, 계획 등을 일컫는 것이다.


웹에서의 글쓰기

어떤 글에서 어떤 한 문장(혹은 단락)이 따로 떼어져서 다른 사람에게 읽히게 될 때 그 사람은 그 문장을 바로 해석하고 이해할 수 있을까? 컨텍스트(Context)가 없다면 텍스트(Text)는 바로 이해될 수가 없다. 그런데 문제는 웹에서는 컨텍스트 전달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정보의 바다'라고 불리우는 인터넷에서 각 정보는 한 덩어리로 존재하지 않고 따로따로 분리되어 존재한다. 외형적으로 한 덩어리로 보일 수는 있어도 그것은 언제라도 따로 떨어질 수 있는 '느슨한 연대'에 불과하다. 정보는 잘게 분산되어 존재하는 것이다. 모여있는 것이 아니다.

웹에서 가장 기본적인 정보의 단위는 웹페이지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웹페이지는 일반적으로 한 화면에 하나만 보여진다. 일순간 웹페이지에 담겨진 정보는 인터넷이라는 거대한 바다에서 독립되고마는 것이다. 이것은 웹에서 아주 중요한 문제로 작용한다.

이런 환경으로 인해, 웹에서 어떤 정보를 제공하거나 글을 쓴다는 것은 그리 녹록하게 볼 일이 아니다. 웹에서는 한 페이지(화면)에 모든 컨텍스트를 제공할 수가 없다. 오프라인이라면 물리적인 공간으로 필요한 컨텍스트의 규모를 알려줄 수도 있다. 이를테면 책을 두껍게 만든다거나...

그러나 웹에서 두꺼운 책이란 없다. 다만 수많은 링크가 존재할 뿐이다. 그런데 때로는 이 링크들이 오히려 본문(컨텐츠)에 대한 집중력을 약화시키기도 한다. 웹에서 컨텍스트를 제공하기란 이만저만 어려운 게 아니다.


웹에서 글을 쓸 때 고려해야 할 컨텍스트

웹에서 제공되는 정보(글,Text)는 언제라도 독립될 수 있는 상황에 처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나 다 알고있다'는 기대는 때때로 너무나 쉽게 무너진다. 따라서 웹에서 글을 쓸 때는 다음과 같은 컨텍스트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첫째, 글을 읽는 사람은 그 글을 쓴 사람이 누군지 잘 모른다.
어떤 사람이 말하느냐에 따라 그 말의 내용은 전혀 달라진다. 글도 마찬가지다. 글쓴이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또 어떤 글을 써왔는지에 대해서 모른다면 그 글은 제대로 이해되기 어렵다.

둘째, 글을 읽는 사람은 그 글의 배경이 뭔지 잘 모른다.
책이라면 편집된 의도에 따라 순서대로 읽을 수 있지만, 웹에서 그런 순서는 곧잘 무시된다. 편집 의도가 아예 전달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리고 그 글이 어떤 전체구조의 일부인지도 파악하기 어렵다.

셋째, 글을 읽는 사람은 그 글에 언급된 사물(사건)에 대해서 잘 모른다.
인쇄매체는 공간적 개념에 따라, 전파매체는 시간적 개념에 따라 어떤 관계있는 정보들을 묶어서 제공할 수 있다. 그런데 웹에서는 필요한 정보가 '가까운 곳에 있다'는 이유로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것은 아는 사람에게나 가까운 것이다. 모르는 사람에게는 멀어도 너무 먼 곳에 있다.

넷째, 글을 읽는 사람은 그 글의 대상이 누군지 잘 모른다.
인터넷에서는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듯이, 또 누구나 그 글을 읽을 수가 있다. 전문가도 읽을 수 있지만, 초보자도 읽을 수가 있는 것이다. 대상이 분명한 글일수록 이해하기 어렵다. 반면에 누구나 읽을 수 있는 보편적인 글이라면 좀더 쉽고 간결해야 한다.


웹페이지를 잘 설계해야 하는 이유

필요한 컨텍스트가 전달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곧 대화의 단절을 가져오게 된다.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이 중단되는 것이다. 의미없는 손짓을 뭐라고 할 것인가.

웹에서 글을 쓸 때 여러가지를 고려해야 하지만, 컨텍스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책임이 반드시 글을 쓰는 사람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책임의 상당 부분은 일관성이 결여된 웹디자인에 있다. 설계가 잘못되어 있는 웹페이지에 글을 쓴다는 것은 그만큼 부담스러운 일이다.

요즘에는 소위 '펌'이라는 것이 유행하여 똑같은 정보(글,Text)를 여러 환경에서 볼 수 있다. 하지만 똑같은 글이라도 어디에 놓여있느냐에 따라 다르게 이해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것은 전달되는 컨텍스트가 다르기 때문이다.

by 나쥬니

태그 : 텍스트, 컨텍스트, 정보의 바다, 웹사이트, 웹페이지, 글쓰기, 커뮤니케이션, 웹디자인

나쥬니

2004년 12월 2일, 갓위더스(www.gwu.co.kr)에 올렸던 글입니다.

2006-06-17 1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