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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분석은 왜 하는가?

측정할 수 없다면 경영할 수 없다. 로그분석의 목적은 사용자의 관점으로 웹사이트의 운영목표를 점검하는 것이다.
웹이 알려지기 시작하고 홈페이지 제작이 유행처럼 번져갈 당시, 홈페이지마다 붙어다녔던 것이 '카운터(Counter)'였다. 웹 초창기에는 아주 초보 단계의 카운터가 설치되었는데 페이지를 새로 열 때마다 무한정 카운트가 올라가는 신기한(?) 것이었다. 그런 카운터라도 홈페이지에 걸어놓으면 왠지 뿌듯하고, 올라간 숫자만큼 자랑스러운 그런 시절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건 일종의 '페이지뷰' 카운터였다. 하지만 이제 대부분의 웹 사용자들은 페이지뷰가 그리 유용한 웹 트래픽 척도가 아니라는 것쯤은 눈치채고 있다. 그런 카운터는 컨텐츠의 위치가 불분명해서 사용자들이 방황하는 사이트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이리저리 방황하는 사이에 카운터의 숫자는 하늘 모르고 치솟아 있는 것이다. 요즘 홈페이지에 아무런 설명없이 그런 카운터가 자리잡고 있다면 사용자들의 비웃음만 살 뿐이다.

향상된 카운터

개발자들 역시 그런 초보적인 카운터의 한계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얼마 가지 않아 향상된 카운터가 개발되었다. 페이지뷰 카운터가 그리 유용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척도를 측정하고자 했던 것이다. 그것이 바로 '세션(Session)'이었다. 물론 그런 용어가 처음부터 사용된 것은 아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페이지뷰 카운터의 다음 단계는 세션 카운터였다. 사용자가 처음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그 방문흔적을 쿠키로 남겨두고 재방문을 확인하는 것이었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HTML, 클라이언트측 스크립트(예를 들어, 자바 스크립트) 수준에서 홈페이지가 제작되었기 때문에 그 정도는 최상이었다. 그러다가 홈페이지 제작이 취미 수준을 넘어 직업 수준으로 발전하면서 ASP, PHP 등의 서버측 스크립트가 유행하기 시작했고, 점차 웹서버를 다루는 기술에 관심이 옮겨졌다. 서버측 스크립트를 이용하여 사용자의 접속 IP 주소를 확인하는 방법도 동원되었고, 결국 웹서버에 기록되고 있던 로그데이터를 분석하여 카운터 개념을 본질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웹서버의 로그데이터를 이용하는 로그분석 프로그램은 속도 문제를 빼고는 최상의 분석결과를 제공한다. 초보 단계의 카운터가 측정했던 페이지뷰는 기본이고, 히트(Hit), 세션(Session), 방문자(Visitor), 전송량, URL 등 거의 모든 데이터를 얻을 수가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직접 웹서버를 다루지 않더라도 서버측 스크립트와 DB를 이용하면 필요한 로그데이터를 확보하고 분석할 수 있다. 이제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웹사이트를 이용하는 방문자들의 방문기록은 얼마든지 알아낼 수 있다.

카운터는 왜 설치했는가?

그렇다면 처음부터 카운터는 왜 설치했는지 생각해 보자. 이유는 많을 것이다. 홈페이지 방문자가 많다는 사실을 자랑하고 싶어서, 홈페이지 방문자가 얼마나 되는지 알고 싶어서, 신기해서, 유행이라서, ... 그 중 가장 유용한 것은 방문자가 얼마나 되는지 알고 싶어서, 다시 말해서 웹 트래픽을 측정하기 위해서다.

그런 목적이 있었기에 카운터의 성능이 향상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의미없이 부풀려진 카운터값에 마냥 좋아하지 않고 정확한 측정값을 추구했던 것은 분명한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좀더 나은 카운터가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어제는 얼마나 방문했나, 지난 한 달 동안 트래픽 추이는 어떠한가, 사용자들은 하루에 몇 번씩 방문하는가, ... 더 많이 궁금해지고, 그만큼 카운터는 발전하게 된 것이다.

궁금한 것이 해결되었다면? 사실 그 다음이 더 중요하다. 트래픽량은 숫자에 불과하다. 중요한 것은 그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다. 원인을 모르면 아무것도 대처할 수 없기 때문이다.

로그분석은 왜 하는가?

비록 로그분석을 초기 카운터와 비교했지만, 로그분석이 다루고 있는 데이터의 범위와 분량은 카운터와 비교할 수 없이 방대하다. 단순히 숫자만 다루지 않고, IP 주소를 다루며, 웹서버의 경로(Path)와 URL, 사용자 접속환경 등 거의 모든 접속데이터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방대한 데이터를 다루게 되는 만큼, 어떤 데이터를 얻고자 하면, 또 그 데이터들을 분석하고자 하면 끝이 없다. 그러나 엄청난 데이터 자체가 웹사이트를 개선시켜 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로그분석 하느라 시간과 비용만 낭비하게 될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로그분석은 웹사이트 양질의 개선에 도움이 되지만, 목적 없는 로그분석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로그분석을 하고나서 어떻게 웹사이트를 개선할 것인가 답을 낼 수가 없다면, 더 이상 로그분석은 의미가 없다. 키가 얼마나 되고, 체중이 얼마나 되는지 매일 측정하고 기록해 둔다고 해서 우리 삶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웹사이트에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원인을 분석하여 파악하고 활용할 수 있기 위해서, 로그데이터를 측정하고 로그분석을 하는 것이다.

카운터와 마찬가지로 로그분석 도구 역시 과시용, 전시용으로는 그리 큰 가치가 없다. 궁금한 것을 단지 알아내기 위해서라면 쏟아내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여 컨텐츠 개발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 로그분석은 사용자의 관점에서 웹사이트의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다. 로그분석의 목적은 이미 지나간 사용자의 눈으로 웹사이트를 바라보고, 사용자의 손으로 키보드를 치며 마우스를 움직여 보기 위해서다.

피터 드러커(Peter Ferdinand Drucker)는 "측정할 수 없다면 경영할 수 없다(If you can’t measure it, you can’t manage it.)"고 했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경영하지 않으려면 측정할 필요도 없다는 말이다. 로그분석은 웹사이트를 운영하기 위해서 필요하다. 따라서 웹사이트의 운영목표는 바로 로그분석의 목적이 된다. 로그분석의 목적을 따져보기 전에, 먼저 웹사이트의 운영목표를 점검해 보아야 하는 이유이다.

by 나쥬니

태그 : 로그분석, 카운터, 페이지뷰, 세션, 접속 트래픽, 피터 드러커, 사용자 관점, 웹사이트 운영목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