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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인사는 문제 없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지금 괴롭다. 뚜렷한 지지세력이 없는 대통령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난국을 해결하는 것 역시 대통령 하기 나름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을 세칭 '코드인사'라고 한다. 코드(code)가 맞는 사람을 쓴다는 건데, 사실 그것은 당연한 것이고 흠잡을 수 없는 것이다.

프로그래머로서 프로그램 소스 코드를 예로 든다면, 같은 언어로 작성된 프로그램은 서로 '코드(code)'가 맞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호환이 된다. 다른 언어로 작성된, 다시 말해서 '코드(code)'가 맞지 않는 프로그램은 함께 섞어서 사용할 수 없어서 적당히 분리하거나 한 언어로 변환시켜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른다. 다른 사람의 프로그램을 활용할 때 같은 언어로 작성된 것인지 확인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코드(code)'가 맞기 때문이다.

사람을 쓰는 것도 마찬가지다. 굳이 생각이 다른 사람과 함께 일할 필요가 있을까? 코드(code)가 맞지 않으면, 사사건건 의견 충돌이 있을 수 있다. 그것은 인사권자가 바라는 바가 아니다. 설령 인사권자에게 호의적이라서 비록 코드는 맞지 않지만 배우면서 맞추어 보겠노라고 한다해도, 매번 일일이 설명하고 가르쳐야 한다면 사람을 쓰는 목적에 벗어날 뿐이다. 하나님이 다윗을 이스라엘의 왕으로 세우듯이 '마음에 합한 사람'을 쓰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코드인사를 하지 말라는 뜻은

언론의 기능이 비판과 견제라고는 하지만, 말을 만들어내어 국가 권력을 무력화 시키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은 분명히 '오버'다. 참여정부 출범 시작부터 대통령의 말꼬리를 잡으며 몇 차례 작문 기사를 쓰더니 '가벼운' 사람으로 이미지를 만들어버렸다. 그리고는 더 나아가 선거 무효니 탄핵이니 슬슬 군불을 지피더니, 결국 대통령 끌어내리는 탄핵을 현실화시켰다.

대한민국의 기득권 세력들은 처음부터 인간 '노무현'이 싫었던 거다. 그의 권력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거다. 그래서 대통령의 자리에서 끌어내리려고 얼마나 애를 썼는지 모른다. 실제로 끌어내리지는 못했지만, 그들은 대통령의 이미지를 망가뜨리는 데 성공했다. '노무현은 언행이 가벼우며, 독단적이고, 좌파적이다.'

그리고는 몇 년째 '코드인사'라는 말을 만들어서 사람 쓰는 일에까지 간섭하고 있다. '코드인사'와 '대연정'은 정반대 개념이지만, 언론은 두 가지 모두 비난했다. 상황에 따라 말이 달라는 것은 대통령이 아니라 사실은 언론이었다.

대통령이 일할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다. 하나는 국민들 앞에서 말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사람을 임명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미 국민들 귀에는 대통령의 말이 들리지 않는다. 가벼운(?) 사람의 말을 누가 믿겠는가. 거기다가 사람 쓰는 일마저 깐죽거리며 간섭하고 있다. 한 마디로, 일하지 말라는 거다.

그러나 문제는 있다

뚜렷한 지지세력이 없는 대통령을 가진 대한민국은 지금 괴롭다. 많은 권력과 권위를 버렸다지만, 대통령은 여전히 국가의 최고 권력자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엄청난 규모의 정부 조직의 수장이다. 그런 대통령과 정부가 이토록 표류하고 있다는 것은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결국 '내부의 적'을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다. 거대한 정부는 오히려 기득권을 가진 관료들의 조직이 아니던가. 거대여당의 일원들은 자신의 출세를 위하여 '노무현'의 이름을 빌린 사람들 아니던가. 이것이 대통령이 측근들을 신뢰할 수 밖에 없는 현실적 상황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코드인사'라는 비판 가운데서도 각오하고 강행하는 이유가 아니겠는가.

그러나 한편으로는 최고 권력을 가지고서 외연을 늘려나가지 못하는 대통령의 처신이 안타깝기만 하다. 어떤 이유가 있길래 보수언론이 만들어 놓은 함정에 늘 빠지고 넘어져야만 하는 건지... 혹자가 분석하듯이 현 상황을 역이용하고 있는 걸까? 차라리 그렇다면 다행이겠지만, 여전히 답답한 건 마찬가지다.

청와대가 국정을 장악하지 못하고, 오히려 기득권 세력에 둘러싸여 숨통이 조여들고 있는 것이 아니기를 바란다. 할 말은 하고, 솔직하고 차분하게 설명하고 국민들을 설득하는 '노무현 스타일'을 하루 속히 되찾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자신의 열정을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지도자는 그리 흔하지 않다. 대한민국이 이런 기회를 놓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by 나쥬니

태그 : 노무현, 코드인사, 참여정부, 대통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