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섹션 : 칼럼/메모

성령의 기름부음

"너희는 주께 받은 바 기름 부음이 너희 안에 거하나니 아무도 너희를 가르칠 필요가 없고 오직 그의 기름 부음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가르치며 또 참되고 거짓이 없으니 너희를 가르치신 그대로 주 안에 거하라" (요일2:27)
'기름부음'이라고 하면, 먼저 구약시대의 왕, 제사장, 선지자 이러한 직분들이 생각난다. 이 세 직분은 하나님께 기름부음을 받은 자들에게 주어졌고, 이렇게 기름부음을 받은 자를 히브리어로는 '메시야'라고 하고, 헬라어로는 '그리스도'라고 한다. 예수를 '그리스도'라고 표현할 때, 바로 이 세 직분을 하나님께로부터 받으셨음을 인정하며 고백하는 것이다. 참으로 예수 그리스도는 완전한 선지자, 완전한 제사장, 완전한 왕으로 이 땅에 오신 분이시다.

그렇다면 '성령의 기름부음'이란 무슨 뜻일까? 사실 그런 표현은 성경에 없다. 그래서 이런 표현으로 마치 '성령께서 기름을 부어주신다'는 의미를 떠올릴 수 있겠지만, 그런 개념은 성경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굳이 '성령의 기름부음'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면, '성령=기름부음'이라는 사실을 지적하고 싶다. ('의(of)'는 앞뒤 단어를 동격으로 연결하기도 한다.)

기름부음 = 성령

즉, 예수께서 '그리스도'이시라는 증거는 그분에게 '성령'이 임하시는 가시적인 현상으로 증명되었다. 예수께서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신 직후 성령은 비둘기같이 그 위에 임하셨다. 삼위 하나님이 동시에 등장하시는 극적인 장면 중에 하나다. 삼위일체 하나님이 분리되신 적이 있을까? 없다. 이것은 우리의 신앙고백이다. 그러므로 3위이신 성령께서 비둘기같이 2위이신 성자 예수께 임하시는 것은 1위이신 성부 하나님께서 사람들에게 '보여주시는' 일종의 이벤트다. (오해 마시라, 성령이 아니라 '비둘기'가 이벤트다.)

"예수께서 세례를 받으시고 곧 물에서 올라오실새 하늘이 열리고 하나님의 성령이 비둘기같이 내려 자기 위에 임하심을 보시더니" (마3:16;참조.막1:10;눅3:22;요1:32)

이렇게 성령이 어떤 사람에게 임하시는 것을 구약에서 증거했던 이벤트가 바로 '기름부음'이었다. 구약시대에는 왕, 제사장, 선지자와 같은 직분을 세우시고 하나님의 세우심을 입었다는 증거로 그 머리 위에 기름을 부었는데, 그것은 하나님의 신 곧 성령이 그와 함께하신다는 징표였다(삼상16:13). 따라서 예수께 성령이 임하신 것은 그가 곧 '그리스도'라는 증거다. '성령=기름부음'이라는 개념은 신약의 여러 부분에서 볼 수 있다.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눈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케 하고" (눅4:18)
"하나님이 나사렛 예수에게 성령과 능력을 기름붓듯 하셨으매 저가 두루 다니시며 착한 일을 행하시고 마귀에게 눌린 모든 자를 고치셨으니 이는 하나님이 함께하셨음이라" (행10:38)

성령의 기름부음은 현재완료 상태다

성령께서 예수 그리스도에게 비둘기같이 임하셨던 '기름부음'이 이벤트였던 것처럼, 오순절 다락방에 임하셨던 '성령의 불' 또한 이벤트였다. 이 사건들은 하나님께서 사람들에게 '보여주시기 위하여' 계획하신 이벤트다. 다시 반복되지 않는 1회성 이벤트다. 비둘기 사건 이후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사람들의 병을 고쳐주시거나 또다른 이적을 행하실 때마다 비둘기가 날아다니던가? 성령의 능력으로 귀신을 내어쫓으실 때 비둘기가 나타나던가? 오순절 사건 이후로 사도들이 말씀을 전하고 성령이 임하실 때마다 강한 바람이 불고 머리 위로 불이 타오르던가?

성령께서 하시는 일은 위대하고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기도 하지만, 성령 자신이 요란하시다는 증거는 없다. 오히려 예수께서는 니고데모에게 성령으로 거듭나라고 말씀하시면서 '성령으로 난 사람'은 바람이 어디서 오고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는 것과 같다고 설명하신다(요3:8).

그렇다면 무엇인가. 비둘기 사건이 증거하는 바는 오직 예수가 바로 '성령의 기름부음'을 받은 '그리스도'라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오순절 사건이 증거하는 바는 우리, 즉 예수를 구주로 믿는 사람들도 '하나님의 사람'으로서 '성령의 기름부음'을 받는다는 것이다. '맏형'이신 예수를 따르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것이다. '그리스도'를 본받아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는 것이다. 우리도 기름부음을 받은 왕으로서, 제사장으로서, 선지자로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가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성령의 기름부음'이다.

성령의 기름부음은 현상이 아니다

'성령의 기름부음'을 받은 우리는 하나님의 성전이다. 하나님의 성령이 우리 안에 거하시기 때문이다(고전3:16;6:19). 사실상 '성령의 기름부음'을 증거하는 가시적이고 표면적인 현상은 중요하지 않다. 그것은 표면적 할례, 의식적 세례와 다를 바 없다. 오히려 '성령의 기름부음'은 성령께서 우리 안에 거하시면서 우리를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시는 현실적인 문제로서 더욱 중요하다.

"너희는 주께 받은 바 기름 부음이 너희 안에 거하나니 아무도 너희를 가르칠 필요가 없고 오직 그의 기름 부음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가르치며 또 참되고 거짓이 없으니 너희를 가르치신 그대로 주 안에 거하라" (요일2:27)

요일2:27 말씀에 나오는 '기름 부음'이라는 표현은 명백하게 '성령'을 의미한다. 성경에서 '성령의 기름부음'을 방언을 말하거나, 병을 고치거나, 귀신을 내쫓거나, 이적을 행하거나 하는 등의 현상으로 설명할 만한 근거는 희박하다. 물론 성령의 능력은 그러한 기사를 능히 초월한다. 그러나 그보다 더욱 중요한 성령의 역할은 우리를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시는 일이다. '기름부음'이라는 색다른 표현을 사용한 요일2:27이 그것을 증거한다. 성령, 그분은 또한 '진리의 성령'이시기 때문이다.

"그러하나 진리의 성령이 오시면 그가 너희를 모든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시리니 그가 자의로 말하지 않고 오직 듣는 것을 말하시며 장래 일을 너희에게 알리시리라" (요16:13)
"보혜사 곧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실 성령 그가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시고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생각나게 하시리라" (요14:26)

'성령의 기름부음'의 핵심은 그에 따라 드리워진 그림자와 같은 현상이 아니라 '진리' 그 자체이다. 진리, 즉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는 것이다(롬12:2). 그게 복음이고, '성령의 기름부음'을 받은 하나님의 형상들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수많은 은사 가운데 사랑은 핵심이고, 방언은 그림자다. 수많은 능력 가운데 복음은 핵심이고, 병고침은 그림자다.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역사하시는 '진리의 성령'뿐이다.

"증거하는 이는 성령이시니 성령은 진리니라" (요일5:7)

by 나쥬니

태그 : 성령, 기름부음, 그리스도, , 제사장, 선지자, 예수, 이벤트, 비둘기, 진리, 성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