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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있는 믿음은 무엇인가

"네게 있는 믿음을 하나님 앞에서 스스로 가지고 있으라 자기의 옳다 하는 바로 자기를 책하지 아니하는 자는 복이 있도다" (롬14:22)
"오직 하나님만이 양심의 주이신데, 그분은 사람이 만든 교리와 계명이 그분의 말씀에 어떤 면에서든 상반되거나, 또는 신앙이나 예배의 문제에 거슬린다면 그것으로부터 양심을 자유롭게 하셨다. 그러므로 양심을 떠나 그런 교리를 믿거나 그런 명령에 순종하는 것은 양심의 참된 자유를 배반하는 것이다. 그리고 맹신이나 절대적인 맹종을 요구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와 또한 이성을 파괴하는 것이다."

윗글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20장 '그리스도인의 자유와 양심의 자유에 대하여' 중 일부이다. 지금 나의 고민은 이 문제에 대한 것이다. '내 믿음'을 지킬 것인가, 아니면 '다른 사람의 믿음'을 따를 것인가 하는 갈등이다.

누구나 '믿음'을 이야기하지만, 다시 한번 자신에게 되물어보자. '나의 믿음은 나의 것인가, 아니면 다른 사람의 것인가?' 물론 이 믿음, 그러니까 나에게 믿음이 있다면 그 믿음은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라고 또한 믿는다. 내가 그런 문제를 고민하는 것은 아니다. 나의 고민은, 그분께서 내게 주셨다고 믿는 그 믿음대로 어떤 생각과 행동을 하는 것이 왜 이리 힘든가 하는 점이다. 다시 말해서, 어째서 우리는 다른 사람의 권위에 억눌려 '믿음'을 강요받아야 하는 상황에 익숙해져 있어야 하는가?

내가 무엇을 믿는다면, 그 믿음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야 말로 참된 믿음이라고 할 수 있다. 누구는 A를 하나님이 기뻐하신다고 하고, 누구는 B를 하나님의 뜻이라고 해도, 나는 C가 하나님이 원하시는 길이라고 믿는다면 나는 C를 해야 하고 그게 믿음이다. 그런데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나보다 더 권위있는 사람이, 나보다 더 믿음있는 사람이 A를, B를 계속해서 주장한다면 누구나 흔들리기 마련이다. 그리고 A를 하여 권위에 따르고, B를 하여 믿음(?)을 좇으면, 결국 내 믿음은 없어진다. 하나님을 따르는 양심은 없어지고, 사람의 말을 의지하게 된다. 하나님께 묻기보다, 사람에게 물어본다.

이런 문제에 대하여 사도 바울은 이렇게 권면한다.
"네게 있는 믿음을 하나님 앞에서 스스로 가지고 있으라 자기의 옳다 하는 바로 자기를 책하지 아니하는 자는 복이 있도다 ... 믿음으로 좇아 하지 아니하는 모든 것이 죄니라" (롬14:22,23)

우리가 얼마나 사람의 권위에 억눌려 있는지 새삼 느낀다. 혹시 바울이 다시는 메지 말라던 '종의 멍에(갈5:1)'가 이런 건 아닐는지 떨리기도 한다. 믿음의 자유, 양심의 자유를 깨우쳐 주시는 여러 말씀들을 마음에 새겨보지만, 현실로 돌아오면 역시나 싸움은 계속된다.

따지고 보면, 다른 사람의 말을 그냥 따르는 것이 오히려 쉬운 일이다. 그것이 대세이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도 다 그렇게 하는데, 나도 그렇게 하는 것이 좀더 안전해 보이지 않겠는가. 우리는 대세를 따르는 것을 언제부터인가 '긍정적'이라고 평가하게 되었다. 대세를 따르지 않는 사람은 '부정적'인 사람이다. 옳든 그르든 많은 사람이 가는 길은 역시 긍정적이고 안전해 보인다. 그러나 진리로 가는 길이 항상 넓지만은 않다는 사실 또한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이 넓어 그리고 들어가는 자가 많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 이가 적음이니라" (마7:13,14)

by 나쥬니

태그 : 믿음, 양심, 자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