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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축하예배, 누구를 축하하는가?

매 주일이 성탄절이고, 부활절이다.
성탄절은 누가 만들었을까? 성경에 주님께서 자신의 생일을 기억하여 지키라는 말씀을 했다는 기록은 어디에도 없다. 그렇다고 주님의 제자였던 사도들이 자발적으로 예수님의 생일을 알아내어 축하의식을 거행하고, 후대들로 하여금 그 의식을 이어가도록 전수했을 개연성도 희박하다. 성탄절을 누가 만들었든, 그게 성경에서 비롯된 절기가 아님은 분명하다.

메리 크리스마스

그리 오래 생각하지 않더라도 '크리스마스(Christ-mas)'라는 말은 로마교회의 '미사(mass)'에서 유래했음을 알 수 있다. 로마와 같은 대국은 많은 이방종교를 수용하였고, 기독교는 로마의 국교로 지정되면서 오히려 그 때문에 변질되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성인(saint)으로 추앙되었고, 수많은 의식들이 성례로 제정되었으며, 수많은 날들이 절기로 만들어졌다. 크리스마스도 그 절기들 중 하나였을 것이고, 어찌어찌하여 12월 25일이 '그 날'이 되었을 것이다. 실제로 그리스도께서 육신을 입고 나신 날이 그 날이 아니라는 주장이 있기는 하지만, 어차피 근거없는 절기에 정확한 날짜는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성탄 축하?

이제 대부분의 교회들은 그 전통을 이어받아 성탄절을 교회의 절기로 지키고 있다. 세상의 절기를 교회가 따르는 것이든, 교회의 절기를 세상이 따르는 것이든... 좋다, 어떤 이유에서건 성도들이 모여 예배할 기회가 되고, 하나님의 말씀이 세상에 선포될 기회가 된다면 굳이 반대할 이유도 없다. 하지만 그 의미는 성경에 어긋나서는 안 된다.

올해도 교회 본당에는 '성탄축하예배'라는 플래카드가 나붙었다. 성탄을 축하한단다. 그리고 그런 예배란다. 과연 누구를 축하해야 하는 것일까? 혹시 주님의 생일이니까, "예수님, 생일 축하합니다" 이런 의미일까? 아니면 우리 죄를 대속하시기 위해 하나님의 아들이 사람으로 오셨으므로, 그 은혜로 인하여 죄사함을 받은 성도들끼리 축하한다는 의미일까?

먼저, 주님께서 육신을 입고 오신 것을 생일이라 하여, 세상이 그렇게 하듯이 과연 주님께 축하드릴 일인지 생각해 보자. 우리가 생일을 기억하고 서로 축하해 주는 가장 큰 이유는 그 날이 우리의 존재가 시작된 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님은 영원 전부터 계신 하나님이시다. 그런 하나님이 종의 형체로 이 땅에 오셨는데, 그것이 축하할 일인가? 오히려 그분은 그 자체로 비참해지신 것이고, 심지어 십자가에서 죽으려고 오셨다(빌2:6-8). 그런데도 성탄을 축하한다고?

"인자가 온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 (마20:28)

축하예배? 감사예배.. 예배!

물론 성도 간에 주님께서 육신을 입으신 뜻을 서로 나누고 축하해 줄 수는 있겠다. 하지만 그런 일에 '예배'라는 이름를 따로 붙일 이유는 없다. 그리고 그런 교제와 나눔은 날을 정해서 성탄절에만 할 일이 아니라, 주일마다, 모일 때마다, 또 매일 그러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은 '부활절'에 대해서도 비슷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사실상 우리가 모이는 주일은 주님의 부활을 기념하는 날이므로, 매 주일이 부활절과 같아야 한다. 매주 모이는 주일이 성탄절이고, 부활절인 것이다.

이렇듯 없는 의미를 붙여 절기를 만들고 지키다 보니, 복음의 개념마저 이상해진다. 어느덧 교회는 성육신의 의미보다, 부활의 의미보다.. 절기헌금이 더 중요해졌다. 형식화된 절기는 그 의미를 잃고, 오히려 신앙생활의 모든 의미들을 집어삼킨다. 성탄절도 예외는 아니다.

굳이 12월 25일 예배를 명명하자면 '성탄감사예배'가 되지 않을까? 하지만 모든 예배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낮아지심과 대속에 대한 감사가 포함되므로 사실 그런 명칭도 적절하지는 않다. 우리가 항상 졸업하는 것이 아니므로 '졸업감사예배'가 의미있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이제 우리에게 더욱 중요한 것은 '예배'이다. 하나님께 예배할 때마다 우리에게 아들을 보내주신 하나님의 사랑과 우리를 위하여 피 흘려주신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에 감사하자.

by 나쥬니

태그 : 성탄축하예배, 성탄절, 크리스마스, 부활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