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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금실은 이미 이겼다

강금실, 오세훈 두 후보의 선전을 기대하며...
어제 한나라당의 서울시장 후보경선이 있었다. 오세훈 전 의원이 여유있게(?) 후보로 선출되었다. 이미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거의 50%를 육박하는 지지를 얻고는 있지만, 과연 그가 당내 경선을 통과할지 많은 의문을 가졌는데 결국 민심은 그를 선택하였다. 이로써 오 후보는 현재 인기의 여세를 몰아 서울시장으로 당선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가 되었다.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열린우리당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그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열린우리당의 서울시장은 후보로는 강금실 전 장관이 유력하다. '오풍(吳風)'이 불어 지지율이 한풀 꺾이기는 했지만, 오세훈 후보를 제외하고는 한 동안 강 전 장관의 '강풍(康風)'에 이겨낼 장사가 없었다. 앞으로 어떤 선거보다도 재미있어진 것은 사실이다. 그녀가 서울시장 출마를 결심하면서 즐겁게 선거를 치르겠다고 했다는데 그렇게 되고 있는 것이다.

강금실 vs 오세훈, 선거는 재미있다

앞서 오세훈 후보가 여유있게 당내 경선을 통과했다고 했지만, 사실 그렇지도 않다. 득표율 41.0%로 2위 33.47%보다 7% 이상 앞섰으니 여유있게 이겼다고도 할 수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오히려 힘겨운 승리였다. 선거인단 투표에서는 맹형규 전 의원보다 100표가 뒤졌는데, 20%가 반영된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으로 지지를 얻어 역전할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총 투표수의 80%를 차지하는 선거인단에서 100표가 뒤졌다지만, 30% 일반국민 선거인단을 감안하면 오세훈 후보는 결코 한나라당의 당원, 대의원들이 뽑은 후보가 아니다. 아마도 당원, 대의원들만 투표를 했다면 맹형규 전 의원이 압도적인 표 차이로 후보로 선출되었을 것이다.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는 이렇듯 당원들이 뽑은 것이 아니라 일반 시민들이 뽑은 것이다.

이대로라면 한나라당의 후보가 서울시장으로 당선될지도 모르겠다. 한나라당은 누가 나와도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것이라고 장담할 정도로 지지율이 높고, 더군다나 그 이상의 인기를 얻고 있는 오세훈 후보가 나왔으니 예상되는 판세는 한나라당의 압승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한나라당의 서울시장 후보는 당원들이 지지했는 후보가 아니다. 과연 누구의 승리일까?

이미지 경쟁에서 정책 경쟁으로

강금실 전 장관이 열린우리당 후보 경선에서 이길 수 있을지, 또 이긴다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얼마나 선전할 수 있을지 그건 아무도 알 수 없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한나라당의 후보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 결과적으로 한나라당은 후보를 내지 못한 꼴이 되었다. 강금실 후보의 이미지가 허상이라며 공격했는데, 결국 서울시장 선거는 이미지 선거가 될 판이다.

두 후보는 모두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어느 쪽 이미지가 더 매력적인지는 따질 수 없지만, 일단 오 후보가 더 지지를 얻고 있다. 하지만 이미지 싸움은 그리 오래 가지 못할 것이다. 서울시장 선거가 정책 경쟁으로 전개될 좋은 기회가 되었다. '이미지 vs 反이미지' 혹은 '좋은 이미지 vs 나쁜 이미지'로 자칫 혼탁해질 수 있는 선거판이었는데, 강 후보가 등장함으로써 판세가 바뀌었다.

'열린우리당 vs 한나라당' 이런 뻔하고도 흙탕물 튀기는 선거판에서 강금실 전 장관은 '강금실 vs 한나라당'의 구도를 만들어내었다. 그리고 한나라당은 여론에 밀리자 울며 겨자 먹기로 오세훈 변호사를 불러내었고, 결국 '강금실 vs 오세훈' 개인전이 되었다. 이미 서울시장 선거는 식상한 때를 벗어버렸고, 신선한 바람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강금실은 이미 이긴 것이다. 그녀가 당내 경선을 통과해서 열린우리당 후보가 되든 그렇지 않든, 서울시장이 되든 그렇지 않든... 사람들로 하여금 뭔가 기대하게 만드는 것이 진짜 정치가 아닐까?

by 나쥬니

태그 : 강금실, 오세훈, 한나라당, 서울시장, 열린우리당, 선거인단, 맹형규, 정책 경쟁, 후보경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