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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지성’과 ‘롱테일’ 웹2.0시대 새 키워드

인터넷서 최근 불거진 朴아나운서·D도너츠사건이 단적인 예
‘박○○ 아나운서, D도너츠 사건.’

지난 4월 말부터 블로거들에겐 핫이슈가 된 주제다. 박 아나운서 사건은 누군가 그녀의 사생활을 담은 사진을 해킹, 유포하면서 벌어진 사건. D도너츠 사건은 유명기업인 D기업의 도너츠 제조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관련업체 전직 직원이 인터넷을 통해 ‘고발’하며 빚어진 사건이다. 한때의 해프닝으로 끝날 수도 있는 사건들이었지만 의외의 방향으로 사건이 전개되면서 논란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새로운 국면이란 두 사건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블로거들의 글들이 검색포털 네이버에서 노출되지 않고 있다는 것. ‘유쪼파’라는 필명을 사용하는 블로거는 ‘NHN(네이버): 영혼이 없는 기업’이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에서 “검색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한 NHN이 독과점적 지위를 악용·남용하여 유저와 CP(콘텐츠 제공자), 대행사, 광고주 등에 횡포를 부리고 정보의 불공평하고 부도덕한 처리행위에 대해 다양한 문제제기가 있었다”며 해당 검색어로 네이버에서 검색했을 때 나오는 결과를 캡쳐해서 올려놓았다. 실제 D도너츠 사건은 올려진 이미지에서 언급되지 않았다. 그는 “그에 비해 박 아나운서 사건은 선정적인 뉴스 기사를 최상단에 배치하고 지식in과 블로그 검색결과도 상단으로 올려 여과없는 콘텐츠들을 마구 보여주었다”며 네이버가 과거 다른 아나운서가 비슷한 논란에 휩싸였을 때의 대응과 너무나 상반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삭제하라” 요구 블로거 반발 불러

이 글은 ‘블로고스피어’에서 격렬한 찬반양론에 휩싸였다. 이 블로거는 네이버의 불공정 행위의 근거로 모 메타블로그 사이트의 검색결과를 들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메타블로그 사이트는 네이버와 계약 파기를 선언했다. 이 블로거가 그 메타블로그 사이트의 부사장을 맡고 있다는 사실도 논란을 가중시켰다.

네이버 쪽은 “검색결과를 조작한 것은 아니며 규모나 사회적 책임 측면에서 보아도 상대적으로 작은 해당 사이트에 비해 포털의 책무는 막대하다”며 “또 명예훼손이나 선의의 피해자 방지를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경률 네이버 홍보팀 과장은 “검색결과 노출은 검색어에 따른 정확도나 실질적 랭킹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순서가 매겨지는 것”이라며 “자체적으로 모니터링을 통해 욕설이나 개인정보 노출, 피해자 게시 중단 요청 등이 있는 경우 검색결과에서 제외하도록 시스템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D도너츠나 과거 논란이 있었던 모 아나운서의 경우 공식적인 게시 중단 요청이 있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관련업계의 반응도 이 메타블로그 사이트에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익명을 요구한 한 동종업계 종사자는 “해당 메타블로그 사이트에서 검색 1위였다고 네이버도 주요 이슈로 다뤄야 한다는 논리는 성립하지 않는다”며 “일방적인 계약 해지를 통보하면서 도덕성 문제로 몰아가는 것은 계약관계상에서도 페어플레이를 했다고 보기는 어렵지 않겠냐”고 반문한다.

D도너츠 사건은 또 하나의 교훈을 남겼다. 사건 초기 D도너츠의 홍보대행사는 검색포털들 뿐만 아니라 개별 블로거들, 심지어는 독립적인 설치형 블로그를 사용하는 블로거들에게도 ‘권리침해 신고서’를 발송했다. 특별한 해명없이 발송된 삭제 요구는 오히려 블로거들의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사건을 오히려 확대했다. ‘블로그마케팅에 실패한’ 역효과를 불러온 것이다.

또한 D도너츠 사건은 웹2.0의 키워드 중 하나인 ‘집단지성’의 역할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위키노믹스포럼은 집단지성과 웹에서 협업 가능성을 연구하는 단체다. 이 단체를 이끌고 있는 이승건씨(비즈니스 전략 컨설턴트)는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의 일방적 주장에서 발단한 사태였지만 사건에 관심을 갖고 뛰어든 이들이 충분히 숙고하고 논의하는 자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집단지성이라고 불릴 수 있을 만한 게 확연히 존재했다”며 “특히 결국 해명하고 나선 D도너츠에 적극적인 위기관리정책 수립을 제안하는 등 블로거들의 움직임은 인터넷을 통해 제3의 미디어 역할을 했다는 측면에서 높이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집단지성’과 더불어 웹2.0의 또 하나의 키워드인 ‘롱테일’은 집단지성에 비해서 아직까지는 구체적인 사례보다는 적용 가능성 등 이론 논의에 집중되어 있다.

롱테일이론은 IT잡지 와이어드의 편집장 크리스 앤더슨이 주창한 이론. 일반적인 경우라면 전체 상품 중 20%가 80%의 매출을 올린다는 ‘파레토법칙’이 작동해야겠지만, 앤더슨은 온라인의 경우 전혀 다른 법칙이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애초에 ‘98%법칙’이라고 명명된 이 ‘현상’은 온라인에서는 거의 모든 상품이 팔리는, 다시 말해 곡선이 긴꼬리를 이루며 평평해지려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파레토법칙과 정반대의 현상

한국시장에서도 롱테일 현상을 발견할 수 있을까. 장효곤 이노무브그룹 대표는 “의류나 만화, 튜닝시장 등에서 ‘롱테일적 특성’이 나온다”고 말한다. 장 대표와 이노무브그룹은 크리스 앤더슨의 ‘롱테일 경제학’을 번역, 한국에 소개한 당사자이기도 하다. “실제로 조사해본 결과, 인터넷 쇼핑몰에서 가장 성장하고 있는 상품은 의류였으며, 특정 카테고리로 특화된 전문몰의 성장에서도 의류는 빠르게 비중이 늘어나고 있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것은 인터넷 쇼핑몰의 경우, 직접 보고 만질 수 없기 때문에 표준적이고 규격화된 상품이 어울릴 것이라는 기존 가정을 뒤엎은 소비자들의 행동이었다. 왜일까.

장 대표는 그것이 ‘한국적 독창성’에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댓글문화나 동영상 UCC 등을 살펴보면, 예컨대 미국처럼 완전히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기질은 아니고, 조금씩 바꿔서 자기화하는 경향이 강한 것이 한국적 독창성이라고 본다”고 그는 말한다. 의류의 경우 이 한국적 독창성을 발휘해 변형하는 것이 쉽기 때문에 ‘매스니치’가 열린다는 것.

크리스 앤더슨은 온라인시장만 주목했지만 그는 오프라인에서도 독창적 변형을 기반으로 한 롱테일 시장의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단적인 예가 자동차다. 그는 “흔히 자동차는 다양성이 없는 산업으로 인식되지만, 자동차산업의 주류를 벗어나면 소비자들이 직접 튜닝하고, 이것이 다시 틈새시장의 인프라 확산으로 나가고 있는 것이 목격된다”고 말한다. 휴대전화나 신발 튜닝 역시 마찬가지고, 시야를 확장한다면 주택 인테리어도 이 관점에서 재조명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롱테일이 2가지 사업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한다. 비유하자면 화가와 캔버스다. 롱테일 플레이어가 되면 ‘화가’이고 롱테일이 가능한 수단을 제공하면 ‘캔버스’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프랜차이즈 사업은 역설적으로 창업하려는 사업자에게 재료도 주고 관련 노하우도 알려주기 때문에 반롱테일적이다.

마지막으로 주의해야 할 것은 ‘틈새는 틈새’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 “아직도 수천억 대박을 꿈꾸며 틈새를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웃기는 거죠. 롱테일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비유하자면 대기업이 아니라 명동의 가게가 틈새에서 어떻게 성공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출처 : 뉴스메이커 725호 (정용인 기자)
기사등록 : 2007 05/22

by 나쥬니

태그 : 블로고스피어, 메타블로그, 집단지성, 롱테일, 파레토 법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