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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패러독스

검색만 1등 하는 구글, 검색 편의성을 최대화하는 웹페이지 구성은 집착인가?
‘구글은 되는 게 없다?’

지난 20일 구글이 전년 동기보다 110% 증가한 7억2110만달러의 2분기 순이익을 발표하자, 구글이 야후를 완전히 제압했다는 분석이 쏟아졌다. 지난해 2분기보다 78% 준 1억8400만달러의 순이익을 올린 야후의 주가는 지난 19일 21.8%나 빠졌다. 새 검색엔진 출시를 미룬 데 대한 실망감까지 더해져 삽시간에 10조원 가량을 허공에 날렸다.

인터넷 시장조사업체 컴스코어는 구글이 6월에 44.7%로 11개월 연속 검색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야후는 28.5%, 엠에스엔(MSN)은 12.8%에 그쳤다. 구글 매출의 99%를 차지하는 온라인광고를 뒷받침하는 검색에서의 선두 질주가 업계 판도에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하지만 찬찬히 들여다 보면, ‘구글은 하는 일마다 되는 게 없다’는 역설적 평가도 가능하다. 구글이 새 서비스와 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애널리스트들과 언론은 법석을 떨지만, 훗날 감감무소식인 경우가 허다하다. 2004년 경쟁업체들보다 500배 많은 저장공간을 자랑하며 출시한 ‘지메일’은 8.7%, 지난해 내놓은 인스턴트메신저 ‘구글 토크’는 1%의 점유율에 그친다. 한국의 ‘싸이월드’와 비슷한 개념인 ‘오르커트’는 27만9천여명의 이용자를 확보해, ‘마이스페이스’의 5200만명과 비교 자체가 어색하다.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는 검색을 빼면 구글은 이메일, 뉴스, 금융 등 대부분의 서비스에서 야후나 아메리칸온라인(AOL) 등한테 낯을 들 수 없을 정도다. 왕년의 업계 황제 야후가 검색부문의 고전에도 불구하고 ‘종합 1위’를 고수하는 이유다. ‘구글 뉴스’와 ‘구글 맵’이 각각 3위에 올라 그나마 체면치레를 해주고 있다.

그렇다고 구글이 이런 부문에 소홀하지는 않다. 예산의 10%를 ‘실험’에 쓴다는 원칙은 흔들리지 않고, 관료주의적 성향에 젖었다는 야후에 견줘 ‘혁신 정신’이 살아있다는 평을 듣는다. 서비스 개선과 확대를 위해 큰 돈을 들여 업체 인수에도 나서고 있다.

거듭되는 졸작 양산은 일단 저지르고 보는 사업 방식과 관련이 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구글 경영진도 어둠 한가운데로 총을 쏴대는 식이지, 치밀한 전략에 따라 일하지 않는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보도했다. 야후 등이 완벽을 기한 서비스를 내놓는 데 비해, 구글은 덜 익은 서비스를 내놓는다. 한편으로는 검색 편의성을 최대화하는 웹페이지 구성에 집착해, 다른 서비스가 빛을 보지 못한다는 분석도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런 약점이 성장에 한계로 작용할 것으로 보지만, 구글은 별로 수긍하지 않는다. 앨런 유스터스 부사장은 “통합성과 속도는 반비례하는 측면이 있다”며 백화점식 서비스로 구글의 정체성을 희생시키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은 지난 5월 기자회견에서 “사실 당신들은 (실험용) 기니피그”라고 말했다. 여러 서비스와 제품 중 미완성작을 다듬고 성공작을 추리는 데 소비자들을 이용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구글 최고경영자 에릭 슈미트는 내부보고서에서 “주변적인 분야에 지나치게 많은 자원을 쓰고 있다”고 지적해, 무작정 판을 벌리는 것에 내부 불만도 있음을 보여줬다.

<뉴욕타임스>는 속도와 단출함을 추구하는 구글의 방식과 통합성과 완벽을 지향하는 야후의 특징이 모두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며, 양 쪽이 상대방의 방식을 차용해 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판정패당한 야후가 구글의 약점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파고드느냐에 실지 회복의 가능성이 달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출처 : 인터넷 한겨레 (이본영 기자)
기사등록 : 2006-07-24 오후 06:55:40

by 나쥬니

태그 : 구글, 야후, 지메일, 구글 토크, 오르커트, 앨런 유스터스, 세르게이 브린, 에릭 슈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