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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한켠엔 웃음꽃 아이들 재잘대는데…

실체적 진실없는 `소모적 정치공방`이 난무하고 있다. 언론과 청와대의 갈등이 도(度)를 넘었기 때문이다.
한미 외교 갈등설, 계륵대통령, 김병준 교육부총리 사의, 대통령 중대결심설…

청와대는 국무위원 신변, 대통령의 국정운영 등을 둘러싼 여론공세에 정신이 없다. 이병완 비서실장이 전날 "김부총리 사태의 본질은 言·靑 갈등"이라고 한 까닭이 일견 이해된다. 청와대와 언론, 여론은 이렇게 무더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그렇지만 한 발만 물러서고, 한 호흡만 늦추고서 보면, 이런 논란의 실체가 과연 존재하는 것인지 자문하게 된다.

한미 외교 갈등설? 불과 보름전까지 대부분 언론, 다수의 여론, 이를 따르는 정치권이 실체적 사실로 받아들였던 이슈다. 의견차를 갈등으로 몰아가는 능수능란한 여론 조성법은 그러나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총회가 끝난 29일 이후 국민의 관심에서 사라졌다.

남은 것은 역시 어설프고, 아마추어적이어서, 국민의 안위를 지키는데는 관심이 없다는 참여 정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다. 열린우리당까지 가세한 여론의 공세에 참여정부는 졌다. 한미갈등의 실체적 진실은 안보이고, 찾으려는 노력이 없다.

계륵 대통령?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현 대통령을 바라보는 생각이 바로 이렇다는 언론의 지적이다. 언론으로서 지적할 만하다치더라도, 의원들의 생각은 나라의 지도자가 아닌, 수석당원에 대한 평가가 그렇다는 것이 정확하다. 여당의 프리미엄에 익숙해졌지만 정권재창출에 불안해진 여당의원의 시각이 그대로 국가 지도자에 대한 국민들의 시각인 양 치환시켜 놓았다. 이런 희화화 작업으로 국가권위는 더욱더 왜소해졌다.

김병준 교육부총리 사퇴, 문재인 전수석의 법무장관 임명문제도 혼란스럽다. 도덕적으로, 업무능력상으로 결격사유를 발견하지 못하고 일부 의혹은 해명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렇지만 `정치적인 사유로 사퇴해야한다`며 여론과 정치권이 사퇴를 환영했다.

문 前수석의 경우도 같은 논리다. `훌륭한 인품을 갖추고 능력도 있는데, 민심이 원하질 않는다`는 논리다. 민심으로 에둘러 말하는 여당의 불가 이유는 `코드인사`, `회전문인사`라서 싫다는 얘기인지, `부산정권` 발언이 잘못됐다는 건지, 아니면 민정수석시절 대선자금수사에 대해 검찰 통제를 하지 않은 것을 괘씸하게 보기 때문인지 알 수가 없다.

이제껏 참여정부를 `포퓰리즘 정치`라고 비난해온 언론과 정치권은, `민심이 싫다고 하니까`라는 인기주의 논리로 대통령을 비판하고 있다. 이런 이중적 논리의 철학이 실제하는 것인지.

대통령 중대결심설, 탈당설도 정체를 알수가 없다. 청와대 관계자는 "원하는 사람들이 만든 얘기일 것"이라며 일축한다. 서로가 싫다고 갈라질 양이면 수십번은 갈라섰을테지만, 탈당은 미워하는 감정만으로 행동하는게 아닌, 고도의 정치적 행위다. 이說의 실체를 확인할 수가 없다.

청와대 본관 옆 춘추관에는 수일전부터 어린아이들이 재잘거리는 소리가 커졌다. 뙤약볕이 내리쬐는 앞길에는 연신 관광 버스가 아이들을 내려놓는다. 방학을 맞아 청와대 견학에 나선 아이들이다. 이들에게 청와대는 국가권위의 상징이고, 애국심 고양에 최적인 체험교육터다.

어른들이 이렇게 훼손하고 있는줄도 모른 채, 상징의 신비로움을 기꺼이 느껴보고자 체험교육에 참가했을 것이다. 아이들을 봐서라도 우리는 최소한 실체적 진실을 갖고 갈등을 벌일 수는 없을까.

출처 : 이데일리 (문주용 선임기자)
기사등록 : 2006.08.04 12:02

by 나쥬니

태그 : 대통령, 청와대, 언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