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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출처 알 정도면 표절 아니다”

본문 각 해당 부분마다 구체적으로 출처를 표시하는 방법에 비해 충실한 출처 표시라고는 할 수 없지만, 독자가 각 저서의 해당 부분이 원저서를 인용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정도로 그 출처를 머리말, 논문 등을 통해 표시했다면 이른바 `도작'(盜作)에 해당한다고 평가할 수 없다.
대법원 2부(주심 김능환 대법관)는 외국 서적을 대부분 그대로 번역해 저서를 냈다는 이유로 정직처분을 받은 이모(61) 교수가 학교 재단을 상대로 낸 정직처분무효확인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가 집필해 출간한 저서들의 내용에 정당한 범위를 초과해 독일 학자들의 저서를 인용한 부분이 포함돼 있지만, 저서 성격과 대상, 인용 부분의 내용, 원고가 출처를 개괄적으로 표시한 점 등에 비춰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학교측은 2000년 6월 이 교수의 저서 3권이 독일 원저서를 상당부분 그대로 번역했다는 익명의 진정서를 접수한 뒤 징계 절차를 밟지 않고 있다가 총장 선거를 8개월 가량 앞둔 이듬해 7월 징계절차에 들어가 같은 해 11월 정직 3개월의 처분을 내렸다.

이 교수는 재단을 상대로 징계처분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당시 서울지방법원은 본안 판결 확정시까지 징계처분 효력을 정지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1심 재판부는 "본문 각 해당 부분마다 구체적으로 출처를 표시하는 방법에 비해 충실한 출처 표시라고는 할 수 없지만, 독자가 각 저서의 해당 부분이 원저서를 인용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정도로 그 출처를 머리말, 논문 등을 통해 표시했다면 이른바 `도작'(盜作)에 해당한다고 평가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재단측이 진정서 접수 후 1년 이상 지난 뒤 총장 선거에 출마할 것이 예상되는 원고를 대상으로 징계 절차를 개시하면서 진정서조차 보관하고 있지 않는 등 징계권 발동 동기에 관해 다소 의심스러운 면이 엿보인다"고 덧붙였다.

출처 : 연합뉴스 (이광철 기자)
기사등록 : 2006/12/27 09:59

by 나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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