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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10번…‘살자’가 됩니다” 가슴 따뜻한 판사

재판장 문형배 부장판사는 현주건조물 방화미수죄로 구속기소된 ㄱ씨(31)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자살자살자살자살….”

7일 오전 창원지법 315호 법정에서 30대 초반의 피고인이 재판장의 요구로 ‘자살’이란 말을 10번 되풀이했다.

제3형사부 재판장 문형배 부장판사는 이날 현주건조물 방화미수죄로 구속기소된 ㄱ씨(31)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피고인에게 뜬금없이 ‘자살’이란 단어를 10번 반복해 말하도록 했다.

ㄱ피고인은 물론 방청객들도 뜻밖의 주문에 의아한 눈으로 재판장을 바라보았다. ㄱ피고인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자살’을 10번 되뇌었다. 문부장판사는 “피고인이 ‘자살’이라고 말하지만 우리는 ‘살자’로 들린다”며 “죽어야 할 이유를 살아야 할 이유로 고쳐 생각하고 살아야 한다”고 훈계했다.

문부장판사는 이어 중국 작가 탄줘잉의 에세이집 ‘살아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를 피고인에게 건넸다. 이 책은 사랑, 우정, 향수, 사람의 향기, 모험심 등을 다룬 책으로 ‘사랑에 송두리째 걸어보기’ ‘부모님 발 닦아 드리기’ ‘자신을 소중히 여기기’ 등 49가지의 의미 있는 실천 사항을 담고 있다. 문부장판사는 “죽을 생각을 하지 말고 앞으로 책 속에 나와 있는 많은 일 이외에도 지금까지 하지 못한 일을 실천하면서 살기 바란다”고 피고인에게 삶의 소중함과 삶에 대한 희망을 일깨웠다.

재판부는 이어 별다른 전과가 없고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참작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ㄱ피고인은 지난해 12월 신용카드 빚을 고민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기로 작정하고 여관방에서 신문지에 불을 붙였으나 소방관들이 신속하게 출동, 진화해 미수에 그쳤다.

문부장판사는 “최근 자살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며 “이들에 대한 사회 전반의 따뜻한 관심이 절실한 때”라고 말했다.

출처 : 인터넷 경향신문 (권기정 기자)
기사등록 : 2007년 02월 07일 21:55:57

by 나쥬니

태그 : 자살, 판사, 피고인, 문형배 부장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