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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칠언(架上七言)의 재구성

예수께서 십자가에서 하신 말씀들을 시간 순서대로 재구성하기
가상칠언(架上七言)이라고 하면, 예수님께 십자가에 달려 죽음을 당하시면서 남기신 일곱 마디의 말씀을 가리킨다. 4복음서에 나누어져 있다보니 '일곱'이라는 수도 명확하지 않고, 그 순서도 알기 어렵다. 예전에 시간 순서대로 재구성해 본 기억이 있는데, 그 기억을 되살려 다시 한번 정리하고자 한다.


1단계 - 가상칠언 찾기

- 마태/마가복음
1)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마27:46;막15:34)

- 누가복음
2) "아버지여 저희를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의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 (눅23:34)
3) "내가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 (눅23:43)
4) "아버지여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 (눅23:46)

- 요한복음
5) "여자여 보소서 아들이니이다", "보라 네 어머니라" (요19:26,27)
6) "내가 목마르다" (요19:28)
7) "다 이루었다" (요19:30)


2단계 - 기본적인 가정, 각 성경은 시간 순서대로 기록되었다

기본적으로 2) 말씀이 3),4) 말씀보다 먼저 하신 말씀이라는 가정이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5) 말씀은 6),7) 말씀보다 먼저 하신 말씀일 것이다. 이런 가정은 동일한 사건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기록되었을 것이기에 타당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미 밝혀진 순서는 다음과 같다.
누가복음 : 2)-3)-4)
요한복음 : 5)-6)-7)


3단계 - 명확한 시간 적용하기

마태복음과 마가복음에 1) 말씀은 제9시에 하신 말씀이라고 되어 있다(마27:46;막15:34). 그리고 제9시에 관한 설명은 누가복음 23:44에 기록되어 있다. 그러므로 1) 말씀은 3)과 4) 말씀 사이에 하신 말씀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밝혀진 순서는 다음과 같다.
누가복음 : 2)-3)-//-1)-4)
요한복음 : 5)-6)-7)


4단계 - 명확한 사건 적용하기

여기에서 시간의 순서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사건이 있는데, 그것은 군병들이 예수님의 옷을 제비뽑아 나누는 장면이다. 누가복음에는 23:34에 기록되어 있고, 요한복음에는 19:23-24에 기록되어 있다. 누가복음에 의하면 이 사건은 2)와 3) 말씀 사이에 위치하며, 요한복음에 의하면 5) 말씀보다 앞선 사건이다. 따라서 2) 말씀은 가상칠언 가운데 첫 말씀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사건을 순서에 적용하면,
누가복음 : 2)-[제비뽑기]-3)-//-1)-4)
요한복음 : [제비뽑기]-5)-6)-7)


5단계 - 신 포도주?

그런데 눅23:36의 '신 포도주'와 요19:29-30의 '신 포도주'가 같은 사건인가 하는 문제가 있다. 만일 이 사건이 동일한 사건이라면 사건의 순서는,
누가복음 : 2)-[제비뽑기]-[신포도주]-3)-//-1)-4)
요한복음 : [제비뽑기]-5)-6)-[신포도주]-7)
가 될 것이다. 그러나 요한복음에는 주님께서 신 포도주를 받으시고 바로 7) 말씀을 하시고 운명하시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것을 누가복음과 비교하면 시간 순서상 모순이 된다. 누가복음에서는 '신 포도주'가 등장하고 그 후 3시간 이상의 시간이 흐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누가복음의 '신 포도주'와 요한복음의 '신 포도주'는 동일한 사건이 아니라고 결론 내릴 수 있다. 다만, 요한복음에 나오는 '신 포도주'는 마27:48, 막15:36에도 나온다. 바로 1) 말씀을 하신 직후에 나오는 말씀이고, 운명하시기 직전의 상황이라는 데 일치한다.

지금까지의 논의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누가복음 : 2)-[제비뽑기]-3)-//-1)-[신포도주]-4)
요한복음 : [제비뽑기]-5)-//-6)-[신포도주]-7)

그러고 보니 중요한 사건들로 인해 순서가 대충 정리가 되었다. 두 흐름을 합치면 이런 결론을 얻게 된다.
2)-[제비뽑기]-3)/5)-//-1)/6)-[신포도주]-4)/7)


6단계 - 3) vs 5)

3)과 5) 말씀의 순서는 명확하지가 않다. 예수님께서 강도들과 먼저 대화를 하셨는지, 마리아와 요한과 먼저 대화를 하셨는지...

그러나 사건의 흐름을 보면 두 강도와의 대화는 군병들이 예수님의 옷을 제비뽑은 뒤 백성들이 예수님을 비방하고 희롱하던 상황에 가깝고(눅23:33-43), 마리아와 요한과의 대화는 운명하시는 장면에 더 가깝다(요19:25-28). 따라서 3) 말씀이 5) 말씀보다 앞선 상황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7단계 - 1) vs 6)

1)과 6) 말씀은 모두 '신 포도주'에 앞선다. 그런데 6) 말씀은 '신 포도주'를 등장시키는 직접적인 원인으로 볼 수 있다. "... 내가 목마르다 하시니 거기 신 포도주가 가득 담긴 그릇이 있는지라 ..." (요19:28-29)
따라서 시간 순서상 '1)-6)-[신포도주]'가 적절하다.


8단계 - 4) vs 7)

누가복음에는 큰 소리로 4) 말씀을 하신 후 운명하셨다고 되어 있고, 요한복음에는 7) 말씀을 하시고 머리를 숙이시고 영혼이 돌아가셨다고 되어 있다. 그리고 마태복음, 마가복음에서는 큰 소리를 지르시고 운명하셨다고 되어 있다(마27:50;막15:37). 과연 어떤 말씀이 운명하시기 직전에 하신 말씀일까?

아무도 명확하게 구분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도 굳이 순서를 정해야 한다면, 다음과 같은 상황을 그려본다.

주님께서 큰 소리로 외치신다. "아버지여,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
"다 이루었다" 하시고 머리를 숙이시고 운명하신다.


가상칠언의 재구성

지금까지의 결론으로 다음과 같이 가상칠언을 재구성해 보았다. 나를 위해 십자가에 달리신 주님을 다시 한번 마음 속에 새기며... 오, 주님!

십자가에 두 강도와 함께 못 박혀 달리시다.
2) "아버지여 저희를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의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 (눅23:34)
군병들은 예수님의 옷을 제비뽑고, 백성과 관원들은 예수님을 비방하고 조롱하다.
3) "내가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 (눅23:43)
5) "여자여 보소서 아들이니이다", "보라 네 어머니라" (요19:26,27)
제6시가 되어 온 땅에 어두움이 임하고 제9시까지 계속 되다.
1)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마27:46;막15:34)
6) "내가 목마르다" (요19:28)
해융에 머금은 신 포도주를 받으시다.
4) "아버지여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 (눅23:46)
7) "다 이루었다" (요19:30)
영혼이 떠나시고 운명하시다.


장사한지 사흘만에 부활하시다.

by 나쥬니

태그 : 가상칠언, 예수 그리스도, 십자가, 4복음서, 제비뽑기, 신 포도주

로뎀나무

잘 정리해 주셨군요...
공부하면서, 그리고 공부시키면서...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기가 좀 그랬는데...
잘못된 부분은 언제라도 수정을 해야겠지요....내 맘대로 할수 없는거라서...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주셔서 감사^*^ 제가 하고 싶었는데 감히 못했거든요...

2006-04-18 17:45